REVIEW
<콩트가 시작된다> 리뷰
1.서론
2021년 2분기 닛폰 테레비에서 방영을 시작한 일본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コントが始まる)’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접어든 청년들의 꿈의 실패와 그 과정에서의 우정과 일상을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기존 청춘 드라마의 성공 중심 서사가 에서 벗어나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삶은 계속된다는 테마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드라마는 무명의 개그맨 3인조 맥베스(マクベス)의 해체 과정을 그린다. 한
편으로는 독특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들 맥베스의 시작 또한 그다지 거창하지는 않다. 준페이와 하루토는 고등학교 문화제에서 처음으로 개그 듀오를 결성하고, 콩트를
선보인다. 그러나 그 때, 한 게임의 우승자로 인기를 끌던
동급생 슌타가 학교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공연장을 이탈하면서, 그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콩트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 다행히 교사인 마카베가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고, 이를 동력으로 두 사람은 고교 졸업 이후에도 열심히 콩트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5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였고, 학창시절 소위 인싸였던 슌타 또한 프로 게이머의 길을 택했지만, 결국
실패의 아픔을 맛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루토는 슌타에게 함께 콩트를 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세 사람은 청춘의 첫번째 아픔을 극복하고, 3인 체제의 ‘맥베스'로 새출발을 하게 된다.
2. 본론
맥베스의 결성은
꿈의 시작과 같은 거창한 의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당시 준페이는 동급생 나츠미를 좋아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잘생긴데다 운동은 물론 공부도 잘하는 완벽남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에
비해 준페이는 존재감 없는 학생이었고, 딱히 뛰어난 재능 같은 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좋았고, 그녀를 웃음 짓게 만들고 싶었다. 맥베스의 시작은 좋아하는 여자의 웃음을 위한 것이었다. 심지어 굳이
하루토와 준페이, 이 둘이여야 했던 것도 아니다. 준페이는
콩트를 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고, 하루토만이 함께 하자고 했던 것이다. 이처럼 드라마 속 맥베스의 시작은 결코 거창하지 않았지만, 콩트를
대하는 그들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이는 한국의 입시 시스템을 거쳐, 청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에 반영된 거창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청년층의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콘텐츠의 목소리이다.
이러한 응원의 메세지는 작품 속 캐릭터인 리호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또 다른 인물 ‘리호코’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킷사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회사 안 에서 발생한 문제의 책임을 다른 직원들이 리호코의 책임으로 떠넘기면서 회사 안에서 고립되는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상황을 버티지 못한 리호코는 결국 사표를 내고,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취직을 한 청년층은 육체적, 감정적 노동 등의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간다. 이를 강요하는 암묵적 사회의 규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일’에 지친 것이 아니라, 존중 받지 못하는 상황에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리호코는 우연히 맥베스의 콩트를 보고, 이들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행위를 통해 점점 상황을 극복해나간다. 작중에서 리호코가 맥베스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자신의 이러한 상황을 털어놓으며 우는 장면이 나온다. 맥베스의 멤버들은 위로의 말이 아닌 그저 침묵으로 그녀를 지켜본다.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말을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위로가 되는 것이다.
3,결론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의 콩트 듀오 맥베스는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콩트로 성공하여, 인기를 끄는 일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토’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꿈’을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서 말이다. 끝까지
경기에서 승리하는 1등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경기에서 진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꿈이 끝난 뒤에도 우리의 삶은 지속되고,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
결국 20대 후반이 된 맥베스는 현실적인 취업과 결혼, 돈 문제로 콩트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다. 20대 청춘을 바쳐서 콩트만을
바라보고 달려왔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않았고, 인기나 수입,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었다. 물론 그들이 부를 위해 콩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드는데도 콩트로 수입이 없어 겨우 생활하게 되자, 꿈과 현실에 대한 괴리와 압박이 커지게 된다. 이내 스스로에게 재능이
없다고 자각하게 되고,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 또한 잃게 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러나 그들이 좌절만 한 것은 아니다. 맥베스는 진심으로 콩트를
좋아했고, 끝까지 최선을 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해서
그만둔 게 아니라, 끝까지 해봤기 때문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꿈을 포기하는 선택도 하나의 결단이며, 꿈을 이루는 것 만큼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맥베스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인생은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채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