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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라이트 노벨의 역사와 현재

성주성2025.03.01

1. 라이트 노벨

 

라이트 노벨이란 일반적으로 ‘만화․애니메이션 풍의 일러스트가 표지나 삽화로 들어가 있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의미한다. 주로 문고판 크기의 가벼운 책이며 시리즈로 간행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 그리고 캐릭터에 중점을 둔 서술, 구어체, 비현실적인 세계관 등을 주요 특징으로 들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특징으로 그렇지 않은 작품도 다수 존재한다. 일본의 작가인 신조 카즈마는 자신의 저서 ‘라이트 노벨 초 입문’에서 “라이트 노벨을 ‘캐릭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일러스트 등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파악하는 것을 특화해 온, 20세기 말에서 21세기에 걸쳐 나타난 소설의 한 기법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을 그리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즉, 라이트 노벨은 소설 내에서 사건의 전개나 작품 내의 내용보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캐릭터 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 또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트 노벨에 대한 정의는 아직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라이트 노벨 레이블에서 출판되어야만 라이트 노벨이다.’, ‘내용적 측면에서 라이트 노벨의 특징을 담고 있다면 라이트 노벨이다.’ 등의 여러 의견이 있지만, 본 글에서는 ‘캐릭터 소설’이라는 라이트 노벨의 장르적 특성에 집중하여 라이트 노벨을 정의하겠다.

 

2. 한국 라이트 노벨의 역사

 

2-1. 라이트 노벨 레이블

 

한국에 라이트 노벨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출간된 것은 2007년에 최초로 국내 라이트 노벨 레이블인 시드노벨의 창간 이후이다. 2007년 당시 일본 라이트 노벨들이 국내 장르 소설 출판 시장을 점점 잠식하고 있었고, 라이트 노벨의 가능성을 느낀 출판 시장에서 국내 라이트 노벨 레이블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전에도 <오라전대 피스메이커> 등의 캐릭터 소설의 특징을 가지고 있던 장르 소설은 조금씩 나오고 있었지만, 시드노벨의 창간 이후 그 수가 점점 많아져 갔다. 즉, 한국 라이트 노벨은 일본 라이트 노벨과 한국 장르 소설의 혼합으로 시작되었고, 그 기조는 도서 정가제의 등장과 서적 시장의 판매량 감소로 국내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이 몰락의 길을 걸을 때까지 이어진다. 2000년대에 가장 판매량이 좋았던 작품은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이었고, 그 외에도 <미얄 시리즈>라던지 <유령왕> 등의 작품이 있었다.

한국의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이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당시 스캔본 등의 불법 다운로드 사건으로 도서 대여점이 몰락했고, 그로 인해 한국 라이트 노벨 시장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또한, 2010년대 초반에 라이트 노벨 레이블인 노블엔진이 창간하며 시드노벨의 독점체제를 깨뜨렸었고, 당시 <나와 호랑이>, <몬스☆패닉>, <손만 잡고 잤을 텐데?!> 등의 히트작이 나오게 된다. 2010년대에는 각 라이트 노벨 레이블의 공모전도 활발히 열리고 있었고, 그 공모전들은 당시 장르 소설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실제로 현재 웹소설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중 당시 라이트 노벨 공모전에 참여하거나 입상했던 작가들도 많다.

2010년 중후반이 되면서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201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웹 소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은 웹 소설 시장과 경쟁했어야만 했는데, 경쟁에서 밀려났고, 2014년 도서 정가제의 실시로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은 급격하게 몰락하게 된다.

2014년 이후에는 라이트 노벨 레이블들도 위기감을 감지하고 애니메이션을 통한 미디어 믹스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노블엔진에서 당시 히트작이었던 ‘몬스☆패닉’의 애니메이션화를 추진한 것인데, 2016년 4월 1일에 공개되었던 1차 pv가 트레이싱 논란에 휩싸이게 되며 사실상 무산되었다.

2016년에는 <던전 디펜스>라는 라이트 노벨이 나오게 된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라이트 노벨 서적판으로 출시되면서 세부 내용을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출시 당시 1권 초판 중고가가 20만 원이 넘을 정도로 독자들의 환호를 받던 작품이었다. 한국 라이트 노벨계에서는 드라마 CD와 OST가 잘 나오지 않는데, 그것을 한정판으로 출시할 정도로 호평받았고, ‘던전 디펜스’는 몇 만부가 팔리고 대인기작이 되었다. 문제는 작가의 ‘불법 공유 옹호 발언’과 ‘던전 디펜스 표절 논란’이 터지면서 예정되어 있었던 미디어 믹스 등은 전부 무산되었고, 작품도 더 이상 출시하지 않게 된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라이트 노벨 레이블들은 점차 투자를 줄여갔고, 2024년 현재는 웹소설을 서적 라이트 노벨 형식으로 출간하거나, 기존에 있었던 <나와 호랑이님> 등의 작품들도 전자책으로만 출간하는 등 서적 판 국산 라이트 노벨 시장은 한국에서 사실상 죽어있고, 일본의 라이트 노벨들만 번역, 출간하는 형태로 남아있다.

 

2-2. 웹소설 - ‘캐빨물’

 

2010년 초반에 웹소설이 등장하면서 웹소설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한다. 웹소설은 기존 판타지 무협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대여점 장르 소설 시장이 인터넷 일일 연재라는 새로운 연재 방식을 택하면서 등장하게 되었다. 웹소설에서 ‘캐릭터 소설’이 대두된 것은 2018년의 <소설 속 엑스트라>의 연재 이후이다. 소설 속 엑스트라가 웹소설 시장에서 대히트를 치며 본격적으로 한국 웹소설 시장에 ‘캐릭터 소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존의 웹소설에 사건의 전개나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는 서사를 보여주는 소설만이 있었다면, 소설 속 엑스트라로 인해 아카데미물 (학원물)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하렘물, 모에 속성, 히로인 쟁탈전 등의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는 서사가 웹소설에서 주요 장르로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장르들을 독자들이 ‘캐빨물’로 부르기 시작한다. 캐빨물은 남성향 웹소설의 소재적 장르로, 여성 캐릭터(히로인)의 매력을 주로 어필하는 장르를 말한다. 캐빨물의 캐빨은 한국 서브컬처계에서 특정 캐릭터를 지지하거나 덕질할 때 쓰는 캐빨(-빠는, -빤다)을 의미하거나. 혹은 템빨이나 뽕빨처럼 캐릭터 빨(-발)이 핵심인 소설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결국 캐빨물은 웹소설에서 등장한 ‘캐릭터 소설’이고, 웹소설에서 재등장한 라이트 노벨 장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노벨피아 top 100 사진 캡쳐

 

이런 캐빨물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웹소설에 라이트 노벨적 요소를 점차 넣기 시작했고, 이전에는 표지에 무조건 극화 체에 가까운 인물이나 마법진 문양만 넣었다면 현재는 2D 일러스트 캐릭터를 그린 표지가 매우 흔해지게 되었다. 또한, 캐릭터 삽화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고, 기존 라이트 노벨에서 작중에 흑백 삽화를 삽입하는 작품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에는 그림ai 기술이 점점 발전하며 ai 일러스트를 이용한 삽화 삽입을 하는 작품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21년에는 ‘노벨피아’라는 기존 웹소설 플랫폼들과는 다르게 서브컬처, 라이트 노벨 장르에 강점을 둔 웹소설 플랫폼이 출범하면서 웹소설 시장 내에서 라이트 노벨 장르가 점차 늘게 되었다.

결국 현재 한국 라이트 노벨은 웹소설 시장 내에서 ‘캐빨물’이라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기존 서적 라이트 노벨 시장은 2010년 초반의 짧은 전성기를 끝내고 무너졌지만, 2020년의 서적 라이트 노벨 출판을 목표로 하는 ‘라이크 노벨’과 그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2022년의 ‘꽃을 파는 사람들’의 서비스 시작으로 그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캐빨물은 모에 요소와 한국적 요소가 적절하게 결합한 한국적 라이트 노벨이라고 할 수 있고, 2020년대 이후로 캐빨물은 계속 새로운 클리셰를 정립하며 성장 중이기 때문에 한국 라이트 노벨이 캐빨물의 형태로 정립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參考文獻

 

<단행본>

 

아즈마 히로키, 장이지 역,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현실문화, 2012

青弓社, 山中智省, 『ライトノベルよ、どこへいく』, 2010

新城カズマ, 『ライトノベル「超」入門』, ソフトバンククリエイティブ, 2006

 

<논문>

 

남유민, “‘한국적 라이트노벨’에 대한 고찰 -<미얄의 추천(鞦韆) 시리즈>를 중심으로-”, 동아시아문화연구 제72집, 2018

 

<기타 자료>

 

나무위키, 캐빨물, https://namu.wiki/w/%EC%BA%90%EB%B9%A8%EB%AC%BC (최종접속 2025.02.09.)

나무위키, 라이트 노벨/한국, https://namu.wiki/w/%EB%9D%BC%EC%9D%B4%ED%8A%B8%20%EB%85%B8%EB%B2%A8/%ED%95%9C%EA%B5%AD (최종접속 2025.02.09.)

 

성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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