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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세키로 리뷰 ‘소울 시리즈’의 새로운 길

송재우2023.01.26

1. 개요

세키로(SEKIRO:SHADOWS DIE TWICE)는 일본의 게임사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판타지 액션 게임이다. 다크 소울 시리즈로 유명한 프롬 소프트웨어(이하 프롬)의 작품인 만큼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스팀 올해의 게임 수상작이며, 메타크리틱 88점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2. 간략한 스토리

 

 기본적인 스토리의 진행은 주인공인 늑대의 여정으로 이루어진다. 늑대가 섬기는 주군 쿠로는 불사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사의 힘은 다른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운을 앗아가 고통을 주기 때문에 쿠로는 불사를 끊고자 한다. 쿠로는 늑대에게 자신의 불사를 끊는 것을 도와달라 부탁하고 플레이어가 늑대를 플레이하며 그 여정을 즐기는 것이 게임의 기본 컨텐츠이다.

 

세키로의 스토리는 다소 암울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이다. 때문에 1개의 노멀 엔딩과 2개의 진엔딩, 마지막 한 개의 배드 엔딩 중에서 어느 것도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는 플레이어의 개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엔딩이 기존 프롬 작품들의 흐름에 맞다는 의견이 더 많아보인다.

 

 

3. '늑대'는 과연 어떤 닌자인가

 

 세키로의 스토리에서 알 수 있듯이 플레이어인 '늑대'는 주군 '쿠로'의 닌자이다. 서브컬처에서 닌자는 보통 잠입을 통한 암살이나 정보를 캐는 캐릭터로 많이 묘사된다. 하지만 '늑대'는 조금 다른 양상의 캐릭터이다. 물론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잠입, 암살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거의 대부분 자신이 왔다는 것을 광고라도 하듯이 이곳저곳 들쑤시며 적을 베고 다니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 잠입 플레이도 긴장되는 재미는 있었으나 많은 적을 상대로 정면돌파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시원시원한 액션이 부각되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따라서 '늑대'는 잠입, 은신, 암살과 더불어 정면돌파 역시 가능한 다재다능한 닌자이며 필자는 이 점이 세키로에 더욱 재미를 가져다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4. 다크 소울 시리즈와의 차이점

 

다크 소울 시리즈는 시리즈 자체가 독특하고 신선한 전개를 보여주며 소울 시리즈가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릴 정도로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이 크다. 세키로는 이러한 소울 시리즈와 비슷하면서도 세키로만의 차별화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4-1. 스탯 시스템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는 스탯 시스템이 존재한다. 몹을 잡아서 얻게 되는 소울을 사용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탯을 위주로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본인이 원하는 컨셉으로 키워나게 된다. 또한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여 스탯을 통해 본인 직업의 활용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하는 것 역시 다크 소울 시리즈의 특징이다.

 

프롬은 세키로에서 위와 같은 스탯 시스템을 과감이 삭제하고 새로운 강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세키로의 주인공이 닌자인 만큼 강화 시스템 역시 그 컨셉에 맞추었다. 플레이어가 적을 처치할 때마다 경험치가 쌓이게 되고, 이 경험치를 통해 기술 습득이라는 요소를 배워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술 습득은 닌자 체술’, ‘상시 효과’, ‘유파 기술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닌자 체술은 적의 공격에 대응하게 해주는 방법으로서 플레이어가 다양한 패턴의 적들을 알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상시 효과는 발소리를 줄여주는 등 한번 스킬을 습득하면 게임 내내 플레이어에게 이점을 주는 효과들이다. 유파 기술은 특정 적을 처치하고 여러 이벤트를 진행할 때마다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기술 전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술들이다. 이중에는 오의라는 닌자의 필살기도 존재한다.

 

세키로다크 소울 시리즈처럼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닌자라는 컨셉에 맞춰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을 표현하기에는 이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고 프롬에서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러한 강화 방법이 스토리 몰입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요소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4-2. 멀티플레이 미지원

 

다크 소울 시리즈와 세키로의 또 다른 차이점은 멀티플레이 기능의 미지원이다. 지금까지의 다크 소울 시리즈와 최근 발매한 엘든 링의 경우 플레이어 간의 협동이 가능한 멀티플레이 기능을 지원했다. 그러나 프롬은 세키로에서 멀티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역시도 스탯 시스템처럼 닌자의 컨셉에 맞추기 위함인 느낌이 든다.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는 여러 직업군과 다양한 스탯으로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플레이어들이 협동하여 보스를 클리어하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만약 세키로에서 플레이어들이 협동하게 된다면 플레이어 각각의 개성이 너무나도 떨어질 것이다. 이외에도 멀티플레이 기능을 지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세키로는 검이나 창 등의 무기를 들고 싸우는 적들이 대부분인 만큼 서로 무기를 맞대고 싸울 수 있는 규모가 11로 한정되어 있다. 만약 다수의 적과 싸우게 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플레이어라도 이기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플레이어들 간의 협동을 통해 보스와 21 또는 그 이상의 상황이 된다면 보스 역시도 다수와의 싸움에 불리하기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쉬워질 것이다. 또한 스토리 면에서도 고독한 전투를 이어나가는 늑대의 컨셉이 멀티플레이와는 맞지 않는다고 프롬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3. 직관적인 스토리

 

 지금까지 프롬에서는 스토리 부분에서 매우 불친절했다.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는 적은 NPC와의 대사, 아이템에 적힌 정보 등을 활용하여 유저들이 직접 이야기를 추론하고 만들어나가야 했다.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최근의 게임들에 비교하면 상당히 귀찮은 스토리 전달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세키로에서 프롬은 직관적인 스토리 전달을 선택했다. NPC와의 대화도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에 주변 주요 인물들과의 대화에서 충분히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을 다소 남겨 놓은 점은 다크 소울 시리즈팬들의 일명 프롬뇌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일종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이는 직관적이지 않은 스토리 때문에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 액션 외에는 즐기지 못한 유저를 배려하면서도 기존 매니아 층의 니즈도 충분히 고려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5. 전투 시스템과 난이도

 

세키로의 난이도는 어렵기로 악명 높은 프롬답게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처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어지간한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적게는 한 시간, 많게는 몇 시간씩이나 걸릴 정도로 엄청난 난이도를 선보인다.

 

세키로는 닌자 의수도구를 제외하면 칼 한자루만을 사용하여 전투하기 때문에 전투의 조작에 대해서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체간이라는 시스템을 추가하여 난이도를 급상승시켰다

 

 

 그림 1. 캐릭터 하단의 노란색 게이지가 체간이며 적의 공격을 가드할수록 게이지가 쌓이게 된다..

 

  

그림 2. 적의 공격을 가드할수록 체간이 쌓이는 모습

 

   

그림 3. 체간이 끝까지 쌓이게 되면 자세가 무너진다.

 

 

  체간은 적의 공격을 가드할 때 쌓이게 되며, 체간 게이지가 끝까지 쌓일 경우 자세가 무너지며 일정 시간 동안 공격이 불가능해지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어지간한 보스의 공격은 세 대 정도면 사망하기 때문에 자세가 무너질 경우 한번에 연속 공격을 맞고 즉사하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세키로>에서는 패링이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림 4.

 

  

그림 5.

 

 

 

적이 공격하기 바로 이전 타이밍에 가드 버튼을 입력하면 적의 공격을 튕겨내게 된다. 이를 패링이라고 한다. 위의 그림 5’ 처럼 패링을 하게 되면 튕겨내는 특유의 사운드가 나고,

불꽃이 튀는 듯한 모션이 나타난다. 패링을 하게 되면 가드와 달리 자신의 체간게이지가 쌓이지 않으며 오히려 적의 체간 게이지를 쌓을 수 있다.

 

 


  

그림 6. 적의 자세가 무너질 경우 인살

 

 적 역시도 체간 게이지가 쌓여 자세가 무너지면 체력이 남아있더라도 한번에 인살할 수 있게 된다. 인살이란 적에게 발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의 등으로 접근해 남은 체력과 관계없이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 그림처럼 체간게이지를 통한 자세 무너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패링을 잘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적의 공격을 튕겨내어 적의 체간 게이지를 쌓을 수 있지만, 세키로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선 패링의 타이밍을 찾는 것이 꽤나 힘들다. 하지만 패링을 숙달하게 되면 게임이 상당히 편해지기 때문에 유저는 거의 필수적으로 패링을 익히게 된다.

 

또한 필자는 패링이 게임에 긴장감을 더해 재미를 극대화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상당히 걸리겠지만, 보스와의 전투에서도 안전한 타이밍에만 조금씩 공격하면 클리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패링을 활용하여 적을 인살하는 것은 시간도 절약되고 화려한 모션과 찰나의 순간을 노리는 긴장감이 더해진다. 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있어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로써도 활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림 7. 위험 공격

 

그렇다고 해서 패링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패링에 숙달될 경우 게임을 너무 쉽게 풀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프롬에서는 위험 공격을 준비했다. 보스가 공격할 때 캐릭터의 머리 위에 ()’라는 한자가 나타날 때가 있는데 곧 위험 공격이 나오니 대비하라는 표시이다. 위험 공격은 패링과 가드가 되지 않고 오로지 회피로만 피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렇듯 프롬은 변칙적인 패턴을 사용해 유저가 대비해야 할 경우의 수를 늘림으로써 게임의 난이도를 한 단계 올렸다.

 

위와 같이 세키로는 공격, 가드(패링), 이동(회피) 세 가지의 움직임만을 가지고 플레이를 진행한다. 물론 다양한 닌자 의수도구를 활용하기 위한 버튼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유저가 눌러야 하는 버튼은 공격과 방어, 그리고 방향키 밖에는 없는 것이다. 여러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버튼을 눌러야 하는 여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조작에 있어서는 정말 간단하다. 그러나 여러 시스템을 이용하여 그 난이도를 급상승시켜 간단한 조작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타격감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한다.

 

 

 

6. 세키로, 과연 할 만한가

 

소울류 게임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필자는 세키로를 강력히 추천한다. 처음에는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회차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그렇게 어렵기만 한 난이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현재 세키로를 200시간 정도 플레이하였고 엔딩을 수없이 볼 정도로 세키로에 푹 빠졌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세키로에는 4개의 엔딩이 존재한다. 필자가 이 4가지의 엔딩을 전부 보고 나서도 계속 다시 플레이를 할 만큼 세키로에 빠진 이유는 어려운 난이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10시간이 넘게 걸려가며 겨우 클리어한 보스를 다회차 플레이를 해 가면서 그 시간을 계속 줄여나가는 쾌감이 상당했다. 여담이지만, 세키로에는 유저가 제작한 '세키로 레저렉션'이라는 모드가 존재한다. 해당 모드는 이미 어려운 세키로의 난이도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진짜 단 한번의 실수만으로도 게임 오버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모드이다. 처음 플레이를 할 때, 10시간 가까이 같은 보스와 겨루면서 '왜 이렇게 어려운 게임을 하려고 할까'라며 짜증을 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더 어려운 난이도를 찾아 플레이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를 계속 자극하며 게임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 흐름에 빠져들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계속 싸우게 되는, 이것이 세키로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앞서 세키로가 계속 어려운 게임이라고 언급했지만, 게임의 메커니즘을 꽤나 익힌다면 각각의 보스를 쉽게 공략하는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초회차에서는 사용하기 힘들지만, 다회차부터 활용도가 높은 닌자 의수 도구를 적절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도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는 방법이 된다. 유튜브에서도 여러 게임 공략 유튜버들이 내놓은 공략들이 많기 때문에 진행이 도저히 되지 않을 때라면 공략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적의 패턴을 분석해서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세키로의 진정한 재미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오히려 필자와 같이 갈수록 더 어려운 조건으로 클리어하고 싶어지는 도전 정신이 생겨나 핸디캡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될지도 모른다. 4개의 엔딩을 보기 위해서 다회차 플레이를 하게 될수록 앞서 언급한 닌자 의수 도구와 닌자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전투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다크 소울 시리즈와 같은 소울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긴 사람의 경우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세키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점프가 되지 않는 다크 소울 시리즈보다 점프와 더불어 갈고리까지 활용해 거의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세키로에서 액션 특유의 시원시원한 맛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스태미나를 삭제하여 무제한으로 뛰어다닐 수 있게 한 것도 시원시원한 액션에 크게 일조하였다고 본다. 본인의 끈기를 시험해보고 싶다면 세키로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7. 마무리하며

 

세키로는 기존의 소울 시리즈와는 차이를 두어 소울류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극악의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프롬답게 어려운 난이도는 유지시키면서도 세키로의 세계관을 적절한 플레이 방식으로 몰입하기 쉽게 만들어 낸 점이 세키로가 호평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주인의 명을 받들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다시 살아나며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는 늑대의 이야기, SEKIRO: SHADOWS DIE TWICE의 세계관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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