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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백승겸2023.02.08

하아.”

 

내뱉은 숨이 하얀 연기가 돼서 흩어진다꽤나 춥게 느껴질 바람이 전신을 휘감는다가게 앞에는 꽤나 눈이 쌓여 있다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하자라고 생각하자 뒤에서 귀에 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심해서 들어가!”

 

뒤돌아서서 남성을 바라본다그의 얼굴은 찡그려진 채눈은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그는 입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다 이내 운도 띄우지 못한 채 손을 흔든다고개를 적당히 숙여 인사를 마친 후 다시 돌아 걸어간다.

 

다음 월세까지 며칠 남았더라?”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집으로 향한다오늘 아침 돌연히 2달 동안 다니던 알바에서 해고당했다이유는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점은 없기에 빨리 다음 알바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채운다.

 

이번 달 세금은빠듯하네...”

 

평범한 사람이라면 빠져나간 지도 모르는 세금을 ‘인 나는 구하기 힘든 아르바이트 자리를 겨우 찾아내 일한 후 받은 돈으로 지불하는 구시대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귀찮음은 느껴지지 않지만 비효율적이란 말이지.’

 

감정은 느껴지지 않지만몸은 확실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해야 한다눈이 쌓이자마자 녹아버리는 거리눈 부신 빛을 내뿜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다하루아침이면 바뀌는 트렌드에 따라서 가게의 종류도 바뀐다아르바이트를 하는 2개월 동안에도 수십번은 바뀌었을 것이다.

 

오늘은어떤 기분이신 가요지치셨나요쌓인 스트레스가 있진 않나요그런 당신을 위해 오늘도 ‘유토피아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 전광판에서 홀로그램으로 비춰지는 어린아이 같은 천사가 유토피아라는 이름의 가게를 광고하고 있다.

 

유토피아

 

 

유토피아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거다유토피아는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창관이다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그렇다 평범한 사람이기만 하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용할 수 있다.

 

나랑은 관계없는 곳이지만.’

 

가게 앞에 있는 표지판에 유토피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글이 적혀 있었다문득 어떤 생각이 나서 가던 길을 멈추고 읽기 시작했다그 내용은 인류가 처음으로 감정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시절의 이야기부터 적혀 있었다.

 

책에 적혀 있던 글보다 자세히 적혀 있네.’

 

인간의 감정이 추출보관저장전이가 가능해짐에 따라 감정을 자원으로써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인류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그 시절의 에너지를 대체하는 것이었다감정은 상상 이상의 고효율 에너지로서 기능했고 에너지의 부담이 없어진 인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인간이 존재하기만 한다면 무한히 나오는 에너지기에 부담 없이 사용 가능했다.

 

감정을 걷는 방법은 세금 형식으로 거둬들였고 이내 돈을 대신하여 감정으로만 세금을 내게 되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금으로 거두어들이는 감정의 양의 한계에 부딪힌 국가들은 감정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여러 방법을 고안했다.

 

그중 채택된 것이 유토피아이다감정을 이용하는데감정의 질은 중요하지 않았다그것이 플러스의 감정인지 마이너스의 감정인지 일시적인지 반영구적인지 보다는 절대적인 양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지만유토피아를 이용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들과 여러 가지 ‘교육들과 긴 시간이 이내 유토피아를 누구나 이용하는 장소로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하였다.

 

오히려 가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 여겨지지.’

 

그 후론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내용이 장황하게 늘려 쓰여 있었다하지만 역시 찾고 있는 이야기는 적혀 있지 않았다.

 

역시 안 적혀 있네.’

 

감정은 이렇다할 단점이 보이지 않는 꿈의 에너지로서 주목받았지만이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만다.

 

----바로 돌의 탄생이다.

 

매우 적은 확률로 감정을 가지지 않는 인간이 태어나고 말았다원인은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이를 명분 삼아 국가에서는 돌에 관해서 최소한의 지원만 할 뿐 여전히 관심 밖으로 여기고 있다그리고 표지판의 내용과 같이 의도적으로 설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딱히 상관없지만.”

 

그렇다이렇게까지 무시할 수 있는 것도 돌이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돌들은 이런 현실에 분노하지도 슬퍼하지도 한탄하지도 못한다할 수 없는 것이다감정이란 것이 결여되었기에 그저 살 수만 있으면 상관이 없다는 마인드이다사실 딱히 죽지 않을 이유도

 

-혹시 유토피아에 관심이 있으신

 

정신을 차려보니 가게의 점원이 손님으로 착각하여 말을 걸어왔다.

 

아니요표지판을 볼 뿐입니다.”

 

오해하기 전에 딱 잘라 말한다안 그래도 늦은 시간인데 더욱 늦으면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한다하루라도 빨리 알바를 구해야 하기에 내일 아침 일찍부터 나갈 것이기에 어서 집에 가서 잠을 자야 한다.

 

혹시 돌이신가요?”

 

접객원이라 그런지 사람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눈치가 빠르다.

 

그렇습니다.”

 

그럼 혹시 천사가 되기 위해 오셨나요?”

 

아니요.”

 

그러신가요그럼 편하게 보시다가 가세요~”

 

그렇게 말한 뒤 점원은 다른 일거리를 찾으러 갔다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토피아여서 그런지 말단 직원조차 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보통은 돌이란 걸 안 순간 대화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천사...”

 

점원이 말한 천사란 가게 내에서 몸을 파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사람 중에는 감정이 없는 돌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기에숫자는 적지만돌들도 천사가 되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돌들은 감정을 생산해 낼 수 없기에 천사로든 고객으로 든 기피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차피 지원해도 떨어지겠지만

 

평범하게 생긴 돌 남성이 천사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다안 그래도 소비층이 적은데 잘생기지 않았다면 뽑힐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그 시간에 딴 일을 찾는 것이 도움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철컥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간다적당히 밥을 먹고 씻은 후의 잠자리에 눕는다내일 아침 일찍 일을 찾으러 다닐 거기에 한시라도 빨리 자는 것이 좋다그렇게 생각하고 잠이 들려는 순간.

 

부스럭

 

누군가 있다.

 

정확히는 현관문 앞에 누군가 있다소리를 들어보니 편지함에 무엇인가를 넣고 있거나 빼는 중이다뺄 것은 없으니 아마 넣고 있을 것이다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을 주시한다잠시 후 소리가 멎었다조심스럽게 밖을 확인해 보니 아무도 없다조금 더 기다린 뒤 현관문을 천천히 연 후 주변을 살펴본 뒤 편지함을 확인한다봉투가 들어있다.

 

현관문을 단단히 잠근 후 집 안으로 들어와 불을 켠 뒤 종이를 살펴본다검은색의 봉투 안에는 짙은 빨간색의 편지가 들어있다.

 

편지메일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편지를 세심히 살펴본다맨 첫 줄에는 ‘디스토피아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디스토피아?”

 

다음 줄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어 다른 사람에게가 아닌 나에게 써진 편지라는 걸 확인시켜주고 있다수상하다하지만 나에게 써진 편지인 이상 읽지 않을 수도 없다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으니 천천히 글을 읽는다.

 

 

글의 내용은 간결했다. ‘디스토피아라는 정체를 모르는 회사에서 나를 고용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이다일주일 뒤에 만나서 자세한 계약을 하고 싶다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만날 장소의 주소가 적혀 있다역시 수상하다어떤 일을 하는 지도 적혀 있지 않는 회사를 신용할 수는 없고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곳은 갈 수 없다편지를 버리려고 했지만문득 곧 내야 할 이번 달 세금과 월세가 생각이 났다.

 

일주일인가

 

이번 달 세금과 월세를 내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안에 일자리를 찾아 돈을 벌어야 한다불가능하지는 않다그러나 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생각을 마치고 난 후 편지는 서랍 안에 논 후 잠자리에 든다.

 

일주일 후________

 

여기인가?”

 

결국 일자리를 찾는 것은 실패했다최후의 보루로 남겨 놨던 편지를 손에 든 체 어느 카페 앞에서 멈춰 섰다안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있다편지에 적혀있는 데로 카페 2층 좌석으로 걸음을 옮긴 후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그러자 창문 쪽에 앉아있던 정장을 입은 사람이 다가와 앞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반가운 듯 그 사람은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그에 맞춰 인사를 한 후 준비했던 말을 꺼낸다.

 

제가 ‘인 건 알고 계시죠?”

 

물론이죠!”

 

생각지 못한 답변이다최악에는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니 잠시 사고가 정지했지만상대방은 상관없는 듯할 말을 이어갔다.

 

숙식은 저희 쪽에서 제공해드릴 거고요직무를 배정받기 전에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테스트와 관련해서는 당일 날 알려드릴 거고요테스트를 대비하는 훈련을 받으실 겁니다~”

 

테스트훈련순간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에 생각이 마비될 뻔하지만정신을 바로잡고 힘들게 말을 꺼냈다.

 

제가 돈이 급히 필요한 상황인데

 

 

말을 더 이어 나가기 전에 상대방이 한 박자 빠르게 말을 끊었다.

 

잘 알고 있습니다훈련하는 중에 시간을 체크해서 돈을 드릴 거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또 훈련 중간에 포기하신 후에 나가셔도 하신 만큼의 돈을 드리니까 참고해 주시고요~내일 집 앞으로 모시러 갈 테니 중요한 짐만 싸서 나오시면 됩니다!”

 

말을 끝마치고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후 작별 인사를 건네고 유유히 사라졌다.

 

……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통보와 같은 대화에 멍을 때리고 있다.

 

오늘은 술이나 마실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디스토피아에 들어가야만 한다너무나도 딱딱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의심이 가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통보받은 내용들을 되짚으며 집으로 돌아가 잠들었다.

 

집 앞에 나가보니 검은색의 차량이 세워져 있고 그 앞에서 한 남성이 차량의 문을 열며 대기하고 있었다.

 

타시면 됩니다.”

 

반항한다고 변하는 것은 없다순순히 차에 올라타 꽤 긴 시간이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안녕히 가십쇼.”

 

차에서 내리자 큰 건물이 보인다건물의 외벽은 거리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어둡다눈에 띄지 않고 싶다는 느낌이 팍팍 풍겨 온다시간이 조금 지난 뒤 듬직한 체형의 남성 2명과 비서 같은 여성이 1명 건물에서 나왔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여성의 말에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간다그러고는 조금 긴 어두운 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잠시 후 엘리베이터는 버튼 같은 것을 누르지도 않았는데 자동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몇 층인지 모를 층에 내린 후 또 통로를 지나 어느 방에 도착했다방 안은 침대책상옷장 같은 기본적인 가구들이 배치돼있다전체적으로 깨끗하다는 느낌이다.

 

방안을 구경하고 있을 때 설명이 시작됐다.

 

여기서 받으실 훈련은 크게 2가지입니다첫 번째로는 체력 단련과 여러 체술들과 관련된 훈련을 받으실 겁니다두 번째는 테스트에 필요한 여러 지식을 배우실 겁니다훈련 시간은 정해진 시간에만 진행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식사와 여가 시간입니다한 달 동안 진행 후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중간에 언제든지 자유롭게 포기가 가능합니다이상 질문 있으십니까?”

 

아니요없습니다.”

 

그럼훈련 전까지 편하게 있으시면 됩니다.”

 

그 말을 끝으로 3명은 방안에서 나갔다남은 나는 벽에 붙어있는 훈련까지 남은 시간을 보며 몸을 풀었다그리고 구석에 설치돼있는 감시 카메라가 몇 개인가 눈에 들어왔다감시당한다고 해서 불만은 없기에 묵묵히 몸을 풀었다.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내용 로봇을 따라 훈련용 방으로 이동했다방안에는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있었고 여러 체술을 단련할 수 있는 시설도 존재했다그 안에서 로봇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목표를 만족시키면 훈련 종료이다강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몸은 피로하지만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해냈다는 성취감 또한 느껴지지 않는다단순히 목표를 수행한다는 것이 아르바이트보다는 몸에 맞았다.

 

휴식 후 다음 훈련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시 개인 룸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다음 훈련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사람을 제압하는 방법이나 급소 등등과 심리적인 부분에 관한 내용을 주로 배웠다어떤 테스트일지 훈련하면 훈련할수록 알 수 없게 됐다.

 

오늘의 훈련은 이것으로 종료입니다필요하 신게 있으시면 카메라를 통해 요청해주세요.”

 

.”

 

간결하게 대답한다로봇은 대답을 들은 뒤 곧바로 방을 나갔다방을 나가자마자 침대에 몸을 뉘인다전신이 절여온다.

 

앞으로 한 달

 

괜찮다반복하는 것은 익숙하니까그렇게 생각하며 잠이 든다.

 

한 달 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이제 충분한 휴식을 취하신 뒤 내일 테스트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테스트 내용에 관해서는 내일 말씀드리겠습니다그럼 좋은 밤 되십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마침내 한 달 동안에 훈련이 끝났다훈련 덕분에 체력이 대폭 늘어났다원래 아르바이트할 때와는 비교하기도 뭐하다테스트의 내용은 여전히 비밀이다기다리기만 하면 내일쯤에는 알 수 있게 되겠지만.

 

좋은 아침입니다컨디션은 괜찮으신가요?”

 

첫날에 봤던 여성이다이번에도 남성 2명과 함께 와서 내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

 

네 괜찮습니다.”

 

다행이네요그럼이 옷을 입으신 뒤 테스트 장소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말과 동시에 남성 한 명이 옷을 건네줬다옷은 꽤 튼튼한 소재로 돼 있는지 잘 당겨지지 않았다명찰이 있어야 하는 부분은 비어 있다옷을 갈아입은 뒤 첫날에 타고 왔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다른 어딘가의 층으로 향한다꽤나 오랜 시간 동안 타고나서 도착한 방은 텅 비어 있었다전체가 하얀색으로 도색돼있고 방위에는 조명과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그럼합격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3명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문이 닫히고 벽에 붙어있는 스피커를 통해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리십니까?”

 

네 들립니다.”

 

그럼지금부터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말이 끝나자 반대편의 문이 열리고 로봇에 의해 구속된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씨발 이거 안 놔?”

 

첫마디부터 겉모습에 맞지 않아 보이는 말이 나왔다거기서 더 말을 하려다 이내 로봇에게 제압당해 입을 막아졌다저항이 거세지만 로봇의 구속을 벗어나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잠시 뒤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제 테스트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우선 저 여자아이는정확히 말하면 여자아이가 아닙니다저희 회사에서 만든 여자아이 모양의 보디에 사형수의 자아를 집어넣은 겁니다.”

 

?’

 

충격적인 사실일 것이다아마도인간의 감정을 추출하는 기술을 응용한 것일까?

 

인간의 자아를 이전시키는 게 가능하다면

 

테스트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은 나중에 손님들에게 팔릴 상품입니다하지만 아직 조정이 덜 된 상태이죠당신 나름의 방식을 통해 진짜 여자아이로 바꾸는 것이 이번 테스트의 내용입니다그럼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스피커에서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로봇은 구속을 풀고 반대편 입구 쪽을 지키고 있다구속이 풀린 상품이 험한 말들을 내뱉으며 일어선다.

 

씨발 새끼들

 

몸을 일으킨 상품은 방안을 살피다 내 쪽을 보고 소리쳤다.

 

넌 뭐 하는 새끼냐여긴 어디고?”

 

잠시 테스트의 내용을 상기시킨다이내 천천히 상품 쪽으로 다가간다그리고 조심스럽게

 

여긴 어디냐 ㄱ…

 

발로 배를 걷어찬다.

 

!!”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주저앉은 상품의 얼굴을 걷어찬다.

 

커 헉이 새끼

 

말이 나오기 전에 누워있는 상품의 가슴 위를 발로 짓밟는다숨을 쉬지 못해 고통으로 일그러진 채 상품은 발목을 치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여자아이의 몸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빠직----

 

뼈가 부서지는 소리다이를 확인시켜주듯 상품의 입에서는 핏물이 역류해 흐르고 있다.

 

상품답게 곱상하던 얼굴은 피와 눈물로 칠해져서 원래 그 용모를 알아보기는 불가능했다그리고 상품의 숨이 멈추기 직전 발을 뗀다상품은 움직이지 못하고 조금씩 경련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치료해 주세요

 

상품이다죽어서는 안 된다그리고 배움을 통해 알고 있다이 정도로는 인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로봇이 상품을 들고 나가고 잠시 뒤 멀쩡하게 치료된 상품이 돌아왔다.

 

이 개새끼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에게 달려든다피하지 않는다달려든 상품의 타격을 그대로 맞는다몸에 피해는 전무하다이를 상품에게도 느끼게 해줘야 한다열심히 나를 때리던 상품은 자기 힘의 못 이겨 넘어졌다.

 

씨발!!”

 

일어나려는 상품의 목을 잡아 그대로 넘어트린다그 상태로 상품의 목을 조른다이번에도 역시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손을 벗기려고 발악한다그러나 손을 놓지 않는다결국 이번에도 숨이 넘어가기 직전 손을 뗀다.

 

카학하아하아

 

아직 멀쩡하다상품의 오른팔을 등 뒤로 돌려 반만 꺾은 뒤 제압한다그리고 땅에 눕힌 뒤 반만 꺾은 팔을 완전히 꺾어버린다.

 

끄아아악!”

 

비명좋은 신호다상대가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다멈추지 않고 반대 팔을 붙잡고 바닥에 고정시킨 뒤 상품의 얇고 고운 손가락을 꽉 쥔다.

 

욕은 쓰지 마세요

 

크흑좆까!”

 

대답과 함께 손가락을 꺾는다.

 

크흡!”

 

비명을 참으려 하는 상품을 무시한 채 다시 말한다.

 

욕은 쓰지 마세요

 

좆까라고!!”

 

다시 한번 손가락을 꺾는다상품은 비명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는다하지만 여전히 요구를 들어줄 마음은 없어 보인다괜찮다반복하는 건 익숙하니까발가락까지 다 뭉개고 난 후 다시 한번 치료를 부탁했다그리고 잠시 뒤 처음과 같은 모습의 상품이 나타났다.

 

원하는 게 뭔데!”

 

말투는 확실히 부드러워졌다다행이다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괜찮습니다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

 

히익

 

다시 천천히 느긋하게 상품에게 다가선다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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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계세요오빠!

 

.”

 

그럭저럭 된 것 같다완벽하다고는 말을 못 하겠지만 처음부터 저런 상태라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겠지상품은 빨갛게 변한 바닥에서 일어서서 해맑게 웃으면서 로봇과 함께 반대편 입구로 나갔다그리고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수고하셨습니다테스트는 완벽하게 통과입니다이후의 이야기는 만나서 하시죠

 

고개를 끄덕인 뒤 마중 나온 로봇을 따라간다익숙한 엘리베이터를 탄 뒤 이동한다이번에는 금방 도착했다방 안에 들어가니 푹신해 보이는 소파와 검은색의 책상이 준비된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의 방이다그리고 스피커 속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흑발의 젊은 남성이 맞은편 소파에 앉아있다.

 

어서 오세요테스트 수고하셨습니다어서 앉으시죠

 

말에 따라 소파에 앉는다.

 

이제부터 우리 회사에 직원이 되셨으니 우리 회사에 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괜찮으신가요?”

 

괜찮습니다.”

 

들어서 손해 볼 것은 없다들을 수 있을 때 들어 두자.

 

우리 회사의 이름은 ‘디스토피아입니다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토피아와는 반대 성격의 회사입니다만 동일하게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죠사업 내용도 거의 비슷합니다다른 점이라면여긴 좀 더 어두운 취향의 사람들을 위한 곳이란 거죠.”

 

어두운 취향?”

 

예를 들자면 시체에 욕정 한다든가 벌레에 물리며 흥분한다든가 사지를 절단하고 싶다든가 하는 것들과 같은 겁니다이런 취향의 분들은 유토피아에서 만족할 수 없기에 국가에서 이들을 위해 만든 것이 디스토피아입니다.”

 

남성은 말을 이어가며 종이를 한 장 내 앞에 올려놨다.

 

때문에 평범한 사람을 직원으로 뽑기에는 그들의 정신이 버티질 못하죠그렇다고 그런 취향의 분들을 뽑자니 스스로 제어가 안 되는 분들이 많았기에 당신과 같은 ‘들이 최적의 인재라는 것이죠방금의 테스트도 그런 분들을 걸러내기 위한 겁니다높은 확률로 테스트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상품을 죽이거나 해서 탈락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당신은 훌륭하게 통과하신 거죠그럼이 계약서에 사인해 주시겠습니까?”

 

계약서를 천천히 살펴본다그리고 마지막 조항에서 눈이 멈춘다.

 

-만약 회사의 비밀을 외부에 유출할 시 안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예상한 바이다테스트의 내용만 봐도 밖으로 이야기가 새 나가면 위험하다그렇게 생각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남성이 사인을 확인한 후 주머니에서 명찰을 꺼내서 건네줬다.

 

그럼정식적으로 회사의 직원이 되셨습니다방으로 돌아가셔도 좋고 밖에 나갔다 오시는 것도 자유입니다대신 밖에 나갈 때는 직원 복은 입지 말고 나가시고요그리고 회사 내에서는 명찰에 붙어있는 알파벳이 이름을 대신하여 쓰일 것입니다그럼 안녕히 가세요

 

 

더 이상 질문할 것이 없기에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한다그동안 받은 명찰을 붙여본다그 명찰에는 알파벳 ‘Z’가 쓰여 있다방에 도착하고 나서 지친 몸을 위해 선잠이 든다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어쩌면 이전까지 생활보다도 고된 삶이 반복될지도 모른다하지만 괜찮다.

 

 

반복하는 건 익숙하니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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