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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굿즈샵과 한국의 오타쿠 문화> -지하철 2호선을 따라.....-

김경훈2023.01.26

-1. 들어가며

 

 일본에서 탄생한 오타쿠는 본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와 같은 서브컬쳐에 몰두하는 마니아 계층을 일컫는 용어였지만, 주류문화와 대척점에 놓인다는 서브컬쳐의 특성과 1989년에 발생한 미야자키 츠토무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오타쿠는 혼자 이상한 망상에 빠져 사회에 문제나 일으키는 사회부적응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기 있는 연예인이나 배우들의 오타쿠 커밍아웃, 스튜디오 지브리나 신카이 마코토가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의 영향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오타쿠의 지위는 다시금 상승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1) 실제로 kotra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2년간의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비대면 활동의 증가로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의 관련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2)

 오타쿠 문화는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과 1999년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 행사인 제1서울 코믹월드행사의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비록 2010년대에 오덕 페이트이슈로 한국에서도 오타쿠 문화는 어느 정도 멸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처럼 한국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나 연극 등의 주류문화가 침체되기 시작하였고, 넷플릭스나 왓챠 등의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서브컬처 컨텐츠가 젊은 세대에게 다시 주목받게 됨으로써 한국의 오타쿠 문화는 다시 활기를 띄게 되었다고 한다.3) 이처럼 컨텐츠를 접하고 관련 굿즈를 소장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들은 과거 문화 개방기 즈음부터 존재하였고, 캐릭터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적으로 수가 늘려져 이제는 전국의 도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굿즈 샵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즉 한국에서도 굿즈샵 등을 통한 이른바 오타쿠 노믹스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그러한 우리나라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굿즈샵들 중 서울 지하철 2호선을 따라 합정, 홍대입구, 그리고 신림에 위치해 있는 유명 애니메이션 굿즈 샵들을 코이 부원들과 함께 차례대로 방문하였다. 이에 필자는 각 굿즈샵들에 대한 소개와 현재 국내의 오타쿠 산업과 이러한 현상이 오타쿠 문화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2. 2호선의 오타쿠 성지

 

 

<그림1, 2호선 지하철 노선도>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제 애니메이션 굿즈 샵들은 대한민국 전국 8도 도시 지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이처럼 전국의 수많은 굿즈샵들 중 필자가 서울 2호선을 중심으로 탐방한 이유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 지하철 노선 중 이동량이 많은 노선 중 하나이며, 애니플러스나 애니메이트 등의 유명 굿즈샵이 위치해 있는 역들이 분포해 있기에 2호선 하나를 타는 것만으로도 굿즈샵 투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번 기회를 통해 굿즈샵 투어를 하였으며, 이 중 먼저 6월에 방문한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애니메이트 2호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3. 홍대 애니메이트

 

 ‘홍대거리는 패션, 유흥, 공연 등 젊은 세대의 주류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서울시 마포구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문화거리이다. 실제로 홍대입구역에서 나와 몇 분만 걸어가도 클럽이나, 술집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거리가 나오며, 거리에선 길거리 공연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주류문화의 거리인 홍대에 20194월 서브컬쳐 굿즈 샵인 애니메이트가 개업하였다.

 ‘애니메이트는 캐릭터 상품, 서적, 잡지, dvd 그리고 코스프레 관련 용품까지 판매하며 일본에서도 전국 120여 개 이상의 관련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규모가 큰 굿즈 샵이다. 국내에선 본래 2017년에 용산에 먼저 1호점이 개업하였으나, 용산점은 2021년에 폐업을 하게 되었고, 사실상 2019년에 개업한 홍대 애니메이트가 국내 1호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 홍대 애니메이트는 20215월 홍대 ak몰로 이전하였으며, 관계자에 따르면 리뉴얼 오픈 첫날에만 14천 명이 몰렸다고 한다. 현재도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루어 홍대의 주요 문화 쇼핑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방역 목적으로 주말에는 예약 입장제를 간혹 시행하기도 한다.) 애니메이트는 홍대 ak5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ak몰 자체가 홍대입구역 4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들어갈 수 있기에 그에 따른 접근성도 매우 좋은 편이다

 

 

<그림2, 홍대 애니메이트 입구와 내부 전경>

 

 

 매장은 5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나오자마자 각종 신간 라노벨 및 만화책 포스터들이 전시된 벽을 따라가면 나오게 된다. 전체적인 매장의 느낌은 예전 필자가 일본 여행 당시 갔었던 오사카의 오타로드 애니메이트와 마찬가지로 푸른색 색감이 감도는 상쾌한 느낌의 매장이었다. 입구 정면을 기준으로 왼편에는 피규어, 음반, 굿즈 등이 진열되어 있으며, 오른편에는 원서, 만화책, 작법서 등의 서적들이 진열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3, 애니메이트 내부>

 

 

 매장 왼편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것은 길게 늘어선 애니메이트풍의 유리 케이스 안에 전시된 굿스마일에서 제작한 sd 피규어인 넨도로이드들이었다. 넨도로이드 유리케이스 위에는 고가의 피규어들과 그 아래에는 넨도로이드와 여러 제작사들에서 출품한 피규어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매장 왼편에는 이처럼 피규어들이 눈에 제일 먼저 띄었으나, 피규어 외에도 그 앞 코너에는 열쇠고리나 인형류, 아크릴 스트랩 등의 다양한 굿즈가 진열되어 있었다.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귀멸의 칼날>, <하이큐> 그리고 <주술회전> 등의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종영된 <에반게리온>이나 <은혼>, 심지어는 <고질라> 관련 굿즈들의 코너도 있는 걸 보고 역시 인기 있는 애니는 오랫동안 팬들에게 남아있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4, 애니메이트에 진열된 다양한 상품들>

 

 

 매장의 왼편이 굿즈 공간이라면 오른편은 다양한 서적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는 신간 만화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판대가 인상적이었으며, 이외에도 방문일 기준 현재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파이 패밀리><귀멸의 칼날> 그리고 <도쿄 리벤저스> 전용 판대가 존재하였다. 이처럼 오른편 중간 구역은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책들의 서가 들이 존재하였고, 벽면 쪽은 소위 부녀자취향을 가진 마니아들을 위한 ‘BL서가가 있는 계산대 쪽 서가와 각종 원서 및 게임 만화 설정집들이 꽂혀있는 입구 쪽 서가로 나누어졌다.

 


<그림5, 애니메이트 서가 코너>



 bl코너는 애니메이트의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을 보게 되면 가게 안쪽벽면에 있기에 바로 눈에 띄게 되는데, 압도적으로 많은 장서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입구 쪽 서가에 원서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었다. 본래 우리나라에서 일본어 라노벨이나 만화책 등을 구하려면, 대게 교보 등의 대형서점의 온라인 해외 주문 또는 아마존 등의 사이트 등을 이용하고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트를 통해 고객은 원하는 원서를 고르고, 계산대에 가져가면 물건을 바로 받을 수가 있는 것이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최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종류의 원서가 구비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림6, 예약상품코너와 성우 화보집>

 

 

 애니메이트는 이처럼 다양한 서브컬쳐 상품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과거 용산 애니메이트에서 볼 수 있었던 tcg코너는 찾아 볼 수가 없었는데, 향후 이 코너도 신설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트가 위치한 5층은 애니메이트 외에도 중고 피규어 리펀샵, 제일복권 샵, 콜라보레이션 카페, 그리고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들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입점해 있었다. 이를 보며 필자는 홍대 ak5층 자체가 하나의 작은 오타쿠 마켓을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애니메이트가 그 중심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홍대거리라는 주류문화의 공간 속에 존재하는 서브컬쳐 시장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애니메이트는 한국의 주류문화 속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서브컬쳐를 잘 상징하고 있다고 느꼈다.

 

-4. 합정 애니플러스샵 1호점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합정역 애니플러스샵 1호점이었다. 애니플러스는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 채널인 애니플러스가 직접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현재 국내에선 서울 외에도 부산, 서면, 그리고 광주 등 총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딜라이트 스퀘어라 불리는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으며, 합정역과 이어져 있기에 애니메이트처럼 접근성도 좋은 편이지만, 당시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지상으로 올라가서 매장을 찾는 데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었다. 지하 1층에는 교보문고 합정점이 입점해 있기도 하였다.

 

 

 

<그림7, 애니플러스샵 입구>

 

 

 교보문고를 지나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마치 영화관과 같은 복도가 나오게 되는데, ‘ANIPLUS’ 로고와 대형 진격의 거인 포스터를 보고 이곳이 바로 매장으로 가는 입구임을 알 수 있었다. 2021년에 5월과 6월에 걸쳐 리뉴얼을 하여 기존보다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고 하며, 매장 내부는 전체적으로 밝은색 느낌의 매장이었다

 

 

 

<그림8, 매장입구와 매장 내부>

 

 

 방문 당시 주말이었기에 매장은 손님들로 많이 북적였고, 특히 일반 고객들 외에도 코스어들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판매 제품은 주로 <소드아트온라인>, <러브라이브>, <페이트 그랜드 오더>와 같은 과거 애니플러스에서 방영된 유명작들 관련 굿즈들이 많았다.

 애니플러스 1호점의 독특한 특징은 바로 내부에 애니메이션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하는 애니메이션 콜라보 카페가 2곳 존재한다는 점이다. 방문 당시에는 도쿄 리벤져스“5등분의 신콜라보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는데, 카페에는 일러스트 액자들과 대형 판넬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콜라보 캐릭터들을 상징하는 기념 음식이나 음료들을 판매하고 있었고, 매장에서도 이에 관련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러한 콜라보 이벤트는 보통 8주 간격으로 그 테마가 바뀌는데, 주차에 따라 카페에서 지급되는 특전이 다르다고 한다. 여담으로 과거 2019<소드아트온라인> 콜라보 이벤트 당시에는 현지 성우들이 직접 사인을 남기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림9, 콜라보 카페 내부>

 



<그림10, 가게 내부 벽면> 

 

 

 가게의 벽면에는 콜라보 이벤트 관련 그리고 그 외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의 개인 소유 굿즈들도 전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매장의 다른 쪽에서는 애니메이트에서 본 것처럼 애니메이션 관련 음반도 역시 판매하고 있었다.

 확실히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 채널이 운영하는 굿즈샵의 1호점인 만큼 규모가 상당하였다. 특히 관련 콜라보 행사를 매장내 카페에서 수시로 개최하고 있고, 홈페이지나 트위터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굿즈샵이 아닌 마치 도심 속의 작은 서브컬쳐 이벤트 회장과 같은 문화 공간의 느낌도 많이 들었던 곳이었다. 애니메이트와 더불어 서울 마포구의 대표적인 굿즈 샵이고, 심지어 지하철 기준 한 정거장 차이니 한 번에 두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굿즈샵 투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5. 신림 코믹존 

  

 

 <그림11, 신림역과 신림 코믹존 입구>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서브컬쳐 관련 서적만을 취급하는 일명 만화책 서점코믹존이었다. 마포구에 위치한 애니플러스나 애니메이트와는 달리 관악구에 위치해 있으며, 신림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쭉 걸어가다 보면 나오게 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영업을 해왔기에 상대적으로 최근에 개업한 애니메이트나 애니플러스에 비해 역세권과 조금 떨어져 있고, 비교적 오래된 동네 상가형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이곳은 필자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올 시 상시 방문한 곳이기도 한데,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처음 방문했을 때 이런 곳에 굿즈샵이 있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였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서울 지역의 만화 서점들이 폐업하는 가운데에서도 꿋꿋이 영업하여 현재 이곳은 필자가 알고 있는 바로는 서울 지역 최대 규모의 만화책 서점이라고 알고 있다. 방문 당일에는 앞서 애니플러스도 다녀오고 하여 꽤 늦은 시간에 도착한 점도 있고, 방학이라는 점 때문에 가게 안은 비교적 한산하였다. 그러나 과거 평일에 휴가를 나와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근처 서울대학교 학생들도 자주 보일 정도로 많은 젊은 세대들이 왕래하여 꽤 북적였었다.

 

 


 

<그림12, 지하매장 입구>

 

 

 매장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애니메이트처럼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은 서적류를 판매하는 공간이 존재하고, 오른쪽은 주로 피규어를 비롯한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 존재한다. 본래 만화책 서점이었기에 개업 초창기에는 서적류만을 취급했다고 하나, 도중에 공간을 확장시켜 굿즈들 역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매장 왼쪽은 서적 판매를 위한 공간으로써 다량의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들이 매장 벽면 서가까지 빼곡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와 더불어 만화책 및 라노벨 관련 캐릭터 판넬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포스터들도 벽과 천장 심지어는 바닥에까지 깔려 있었기에 어찌보면 진정한(?) 서브컬쳐 공간이라는 느낌도 많이 받았었다. 입구쪽 벽면에는 설정집이나 화집 등이 진열되어 있었으며, 바로 그 옆에는 재미있게도 교보문고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 진열대처럼,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의 전용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볼 수 있었다. 

 

 

 

<그림13, 매장 내부와 베스트셀러 진열대>

 

 

 매장의 오른쪽은 굿즈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피규어, 족자봉, 넨도로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굿즈들이 진열되어 있었으며, 굿즈들 외에도 2대의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서적 코너와는 구별이 되어 있지만, 압도적인 서적 재고들로 인한 것인지 오른편안쪽에도 많은 서가들이 있었다. (국산 웹툰 단행본이나 BL물들이 이곳 서가에 꽂혀있다.) 원서들도 이쪽 코너에 구비를 하고 있지만, 만화책이나 라노벨 원서는 아니고 잡지나 작법서 위주이며, 그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기도 하였다.

 

 


 

 

  <그림14, 매장 오른편(입구 기준)과 작가 사인들>

 

 

 코믹존은 애니플러스처럼 콜라보 행사를 수시로 개최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믹존 특전 상품지급 판매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종종 라이트노벨 작가 초청 사인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실제로 2015년에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될까>의 작가 오모리 후지노가 방문하였고, 2018년에는 <데이트 어 라이브>의 작가 타치바나 코우시가 방문하여 질문 답변 시간과 사인회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코믹존은 굿즈와 서적류를 동시에 취급한다는 점에서 홍대 애니메이트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많은 굿즈샵인 것 같았다. 다만 홍대 애니메이트는 번화가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고 최근에 개업한 굿즈샵이기에 최신식의 굿즈샵이라는 느낌이 강한 반면, 코믹존은 개업한지 오래되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서울 지역 굿즈샵의 터줏대감이라는 느낌과 아늑한 지하 매장의 분위기로 마치 옛날 문방구에 온 것 같아 정감이 많이 가는 굿즈샵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서울 지역 최대의 만화책 서점이고 그에 따른 특전 판매 행사도 자주 진행하니 혹시 굿즈샵 투어를 하게 된다면 이곳도 빠지지 않고 들러보면 어떨까?

 

-6. 후기: 커져가는 국내의 오타쿠 노믹스시장, 기대와 우려

 

 서울에서 인구 이동량이 많은 2호선에 위치한 위의 3곳의 굿즈샵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독자적인 특전 지급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서브컬쳐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 만한 저마다의 특색을 갖추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3곳 모두 홈페이지나 SNS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최근 OTT 서비스 등으로 서브컬쳐 컨텐츠를 접한 한국의 수많은 젊은 세대를 끌어오고 있다. 실제로 2021년에 애니메이트를 입점시켜 이른바 ‘mz세대 취향 저격형 쇼핑몰로 리뉴얼을 마친 홍대 ak몰의 경우에는 관계자에 따르면 리뉴얼 이전보다 방문 고객의 수가 112% 증가하였다고 한다.4) 이를 보며 필자는 초등학생 시절 사회 교과서에서 본 향후 미래 산업의 중심에는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산업이 있게 될 것이다라는 구절대로 일본에서 유래된 서브컬쳐가 많이 대중화되어 이제는 한국에서도 주요한 산업으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고, 시장의 규모도 그에 따라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추세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은 국내에서의 이와 같은 추세가 향후 국내의 관련 컨텐츠 산업의 활성화에 있어서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처럼 서브컬쳐가 지금보다 더욱 대중화되고 그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과정속에서 이것이 혹여나 지나친 상업화로 이어져 서브컬쳐의 질적 하락을 더욱 야기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조금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이미 일본의 오타쿠 문화는 20세기의 오타쿠 문화와는 달리 대중화와 상업화로 인해, 주류문화에서 보지 못한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려는 오타쿠 문화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현재는 상품과 소비의 대상이 되어버린 점이 지적되고 있다.5) 즉 국내에서의 오타쿠 노믹스 시장의 확장이 추후 국산 만화나 게임 산업에도 자극을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기대가 되는 것은 맞지만, 서브컬쳐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면 시장의 확장에 따른 지나친 상업화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에 지금과 같은 현상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향후 동향을 살펴보며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본 글은 20227월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헤이세이 오타쿠 연구회, 2019,오타쿠 문화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p.16.

2) 트렌드 - KOTRA 해외시장뉴스 상품·산업 | 트렌드

3) 오덕의 세계가 펼쳐진다...서브컬처 홀릭 - 매경ECONOMY (mk.co.kr)

4) MZ세대 '취향셀렉샵' 찾는다... AK&홍대, 월 방문객수 112% 증가 - 머니S (mt.co.kr)

5) 송영민, 강준수, 2016 “오타쿠 문화에 대한 고찰”, 일본근대학연구, p. 343.

 

 

<참고자료>


-헤이세이 오타쿠 연구회, 2019,오타쿠 문화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p.16.

-송영민, 강준수, 2016 “오타쿠 문화에 대한 고찰”, 일본근대학연구, p. 343.

-손민정, 2021, “MZ세대 '취향셀렉샵' 찾는다... AK&홍대, 월 방문객수 112% 증가”(MZ세대 '취향셀렉샵' 찾는다... AK&홍대, 월 방문객수 112% 증가 - 머니S (mt.co.kr))(검색일:2022/7/30).

-타카하시 요시에, 2021 ,“일본 '오타쿠노믹스'가 새롭다”(트렌드 - KOTRA 해외시장뉴스 상품·산업 | 트렌드)(검색일: 2022/7/22).

-반진욱, 2022, “오덕의 세계가 펼쳐진다...서브컬처 홀릭”(오덕의 세계가 펼쳐진다...서브컬처 홀릭 - 매경ECONOMY (mk.co.kr))(검색일:2022/7/20).

 

<그 외 추가 참고>

 

-애니메이트 홈페이지(애니메이트코리아 온라인샵 (animate-onlineshop.co.kr))

-신림 코믹존 운영 블로그(코믹존 만화서점 신림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애니플러스 홈페이지(ANIPLUS SHOP (aniplus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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